블로그/이야기2020. 11. 19. 14:51

모처럼 0시 이전에 잠을 청했는데

자기전에 내가 싫어하는 뱀이 나오는 만화를 보고 잠들어서 그런지

예전에 살던 집 마당에서 뱀들이 나오는 꿈을 꿨다.

 

마당 왼편엔 물없는 연못이 있었고

집으로 들어가는 가운데 길에는 커다란 뱀이

그 오른편에는 그에 비해 작은 뱀 세 네마리가 있었다.

 

큰 뱀은 딱 보기에도 위험한 포스를 풍겼는데

어째선지 난 또 10대 시절로 돌아가 있었다. 10대 이전과 이후를 보낸 집이라 그런가?

아무튼 큰뱀은 가운데 있다가 갑자기 내가 있는 방향을 향해 오기 시작했다.

난 피할곳을 찾다가 길 동쪽의 얕은 언덕으로 올라갔고

큰 뱀이 대문쪽으로 향해 나가는걸 지켜보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뱀은 열감지로 나를 알아챘는지

나가지 않고 내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앞뒤로 뱀이 있는 상황에서 그 자리에 있으면

큰뱀의 공격을 받을건 당연지사. 뱀을 쫓을 튼튼한 나뭇가지나 무기도 없었기에

나는 오른쪽 뱀이 있건 말건 중앙길을 달려 집 현관문으로 향했다.

내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려하자 뱀은 바로뒤에서 나을 물려고 머리를 돌진했지만

닫힌문에 부닥칠 뿐이었다. 실로 아슬아슬한 순간이었다.

 

난 뱀을 너무 싫어하는데다가 파충류 자체가 싫다.

그래서 파충류를 좋아하는 인간들도 싫다. 파충류 = 파충류 좋아하는 애들

나는 대체로 동물을 좋아하는 편인데 파충류만큼은 죽어도 불쌍한 생각이 안든다.

내가 왜 뱀이 등장하는 이런 불쾌한 꿈을 꿨는가 생각해보니

전날 뱀을 사랑하는 미모의 여고생이 등장하는

고백해서 안되면 더 밀어붙여봐 라는 만화를 봐서였다.

걔는 어린시절 갔던 동물원에서 뱀을 보고 사랑에 빠졌고

남학생들에게 인기가 있었지만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반응하는건 뱀을 볼때뿐. 이런 비정상 변태여고생 앞에

의인화한 뱀 남선생이 나타났고, 여고생이 사랑을 고백하자

뱀남은 안된다고 하면서 뱀꼬리를 드러낸 1화를 봤는데

보면서도 상당히 불쾌한 만화였다.

 

어디 좋아할게 없어서 뱀따위를 좋아하느냔 말이다.

외모라도 귀여우면 이해가 가는데 그것도 아니야

아무튼 뱀을 좋아하는 비정상 변태여고생 만화를 본 영향으로

불쾌한 꿈을 꿨는데 기분나쁠 따름이다.

Posted by Albedo